[인터뷰] 한국산림기술인교육원 배상원 원장

한** 2024-01-31 조회수 : 442

      

"산림생태복원 핵심 역할은 숲을 유지하는 것"

한국산림기술인교육원 배상원 원장



  

 

최근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가 극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자연에 바탕을 둔 기후변화 대응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산림 화재는 많은 요인들의 상호작용 결과로 발생합니다. 기온, 강수량, 습도 등과 같은 요소들이 기후변화로 인해 변화하면서 산림 지역 화재 위험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우리의 생태계와 기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산림 생태계 복원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이에 산림생태 복원 및 기술의 필요성과 관련해 한국산림기술인회 한국산림기술인교육원 원장이자 해외조림 및 산림생태에 대한 연구 등의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배상원 교육원장을 만나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편집자 주>

 

  인터뷰 진행_한국산림기술인회 일반사업본부 대외협력단  

  대담_한국산림기술인교육원 배상원 원장  

 

최근 한국산림기술인교육원장으로 부임하셨는데, 그동안의 활동과 앞으로의 계획은.

저는 이전에 산림과학원에 있으면서 숲가꾸기 등 조림분야 관련 연구를 하여 우리나라의 숲가꾸기 체계 수립에 있어 이바지 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속 가능한 산림자원 관리 지침 작성 및 숲가꾸기 방법 등 매뉴얼 작성에 참여해 숲가꾸기 기술 개발에도 힘을 보탰습니다. 특히 생명의 숲과 동북아산림포럼 등에서 NGO 활동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동북아산림포럼 같은 경우에는 몽골 조림 사업과 관련해 현재 조림지의 관리 및 숲가꾸기 등의 기술을 현장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최근에는 한국산림기술인회 한국산림기술인교육원 원장으로 부임하게 됐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제가 산림과학원에서 있을 때 연구 결과를 현장에 보급하는 역할을 맡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을 받으러 오는 실무자들에게 그동안 연구한 내용과 현장에서 많이 봐온 중요한 내용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교육원 운영에 관해 말씀드리자면, 숲은 나무를 심어 놓으면 수확할 때까지 짧게는 30 ~ 40년 길게는 100년 이상도 걸립니다. 교육원 운영도 이와 마찬가지로 숲을 장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철학으로 운영해 나가면 좋을 거 같다고 생각합니다.

 

 

산림생태 복원의 핵심 역할은 무엇인가요.

산림생태복원의 핵심 역할은 숲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복원의 개념으로 봤을 때 숲이 훼손된 걸 다시 만들어 주는 것뿐만 아니라 그걸 지속적으로 유지시키고 산림을 유지하는 게 기본적으로 잡혀야 합니다. 그다음 산림의 여러 가지 기능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관리를 지속적으로 해줘야 합니다. 산림 복구를 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숲을 유지하고 탄소를 저장하는 것입니다. 탄소를 저장하려면 장기간 숲을 키워야 하는데, 이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복원을 한다면 보다 나은 산림 복구 효과가 발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조림사업을 하고 방치를 하면 숲은 유지하기가 힘듭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후 관리를 진행하고 나무를 자라게 하는 것이 산림 사업의 핵심이 돼야 합니다.

 

위와 같이 진행했을 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지구온난화 예방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세부적으로 기후변화가 극심한 가운데 숲이 형성된다면 사막화나 토양 증발산 등이 줄어들기 때문에 기후변화 감소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나무가 커짐에 따라 탄소가 고정된다면 이산화 탄소 방출량이 적어지는 등 숲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기능이 살아나게 됩니다. 최종적으로 나무가 크게 되면 목재를 다양하게 이용하고, 에너지로도 이용 할 수 있는데, 그 자리에 다시 나무가 자라기 때문에 재생 가능한 에너지가 되는 것입니다.

 

 

보다 효과적인 산림생태복원 기술을 위해 선행돼야 하는 것은?

먼저 산불피해지에 대해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산불이 난 다음에 비가 많이 와 산사태가 일어나는 것인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산사태를 막고 흙이 흘러가는 걸 막는 보 등 가로막기와 같은 소규모 작업들이 지형에 맞춰 진행돼야 합니다. 또한 산림생태복원 기술은 현재 물리적으로 복구하는 방법이 있고 시설이 들어갈 경우 토목 공사로 진행하는 것도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를 입은 지역의 환경이 어떻냐에 따라 어떤 나무를 심는 것이 좋은가라는 기본적인 기초 조사가 선행돼 조림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가능하면 자연의 힘을 이용해 인위적인 자연 훼손과 지형 변형 없이 있는 그대로의 숲을 복원하는 걸 지향해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외형이 변경될 수 있는 복원도 필요하겠지만 가능하면 자연 그대로의 힘을 이용한 복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조림 부분에서 그 땅에 맞는 나무를 심어서 키우자는 개념이 산림생태복원의 기본이 된다면 좋을 거 같습니다.

 

 

산림녹화사업이 대형 산불을 키운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산림녹화 사업은 지난 1970년 우리나라 산림이 황폐되고 자연환경이 파괴돼 우리 강산을 푸르게 만들기 위해 진행한 사업입니다. 자연재해를 줄이는 사업이다 보니 좀 급하게 진행한 면이 없지 않아 있어 여러 가지 수종을 다양하게 하지 않고 단순화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산림녹화 후 몇십 년이 지나면서 나무가 크고 나무가 많아지니 산불이 나면 대형화가 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연적인 생장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녹화사업이 산불을 키운다는 개념보다는 숲을 관리해 우리가 필요한 나무를 키우고 또 산불이 나지 않게 숲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보완해야 합니다. 숲 자체로서 산불이 난다는 말은 앞뒤가 안 맞는 내용이며, 숲을 관리해 우리가 원하는 자연환경을 만들고 또 거기에 맞춰 산불이 나지 않게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대도시에 소방서가 아무리 많이 생겨도 불은 납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활동하면 당연히 불이 나게 돼 있습니다. 특히 실화가 아닌 자연 발화가 돼 산불이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 캐나다, 호주에서도 자연 발화로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이처럼 산불은 자연적으로 또는 인위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산불을 대비한 산림 관리와 더불어 실화를 막는 시스템 및 인프라 시설을 병행해 구축해야 합니다. 어느 하나만 가지고서는 지금처럼 산에 나무가 커지는 과정에서는 산불을 막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산불과 관련해 최근 한 방송사에서 우리나라 산에는 소나무가 많아 산불이 더 잘 확산된다는 내용으로 방송이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소나무가 송진 기름이 있기 때문에 불이 붙기 쉽지만 소나무가 잘 자라는 지역에 산불이 일어난 것으로, 이러한 지역에서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활엽수와 같은 나무들이 잘 자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고 추진해야 합니다. 소나무를 많이 심었다는 의견도 있는데, 우리나라 산림의 소나무는 대부분 자연적으로 자란 것이며, 인위적으로 심은 소나무는 적습니다. 6% 정도에 불과합니다. 소나무를 솎아베기를 하고, 민가나 도로변에 활엽수를 많이 심어 산불이 안 번지게 하는 등 산불 예방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현장에서 많이 실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산불이 발생한 원인을 찾아 비난하는 것이 아닌 소나무 천연숲을 어떻게 관리하고 산불을 예방할지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제도적으로 마련됐으면 하는 산림정책이 있는지.

우리나라는 침엽수 인공 조림을 많이 했기 때문에 지금은 활엽수림 조림을 고려해야할 때입니다. 국가 차원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활엽수 및 침엽수 비율을 제시해야지 더 효율적으로 조림될 수 있지만, 현재 아직까지 뚜렷한 틀과 기준이 없이 나무가 조림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를 생각한다면 아무래도 침엽수보다는 활엽수 쪽에 비중을 많이 갖게 됩니다. 침엽수는 추운 곳에서 잘 자라고 활엽수는 따뜻한 곳에서 많이 자라는 경향이 있는데,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활엽수들을 선발해 더 확충하고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라도 활엽수를 조금 더 늘리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산림경영과 관련해서도 말씀드리자면 산주를 대상으로 한 지원이 확대됐으면 합니다. 산주들은 결국 산이 자산이기 때문에 경영은 필수입니다. 이에 현재 진행하고 있는 지원 정책을 기후변화와 엮는다면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이야기는?

산림기술자분들이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숲을 관리하는 걸 염두에 두고 산림 작업을 했으면 합니다. 구체적으로 숲가꾸기를 할 때 어떤 숲으로 만들어 가겠다는 최종 목표를 세우고 거기에 맞게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이어 장기적으로 계획에 맞는 산림 작업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지 보다 좋은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산림작업은 단기간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고 숲가꾸기를 실시했으면 합니다.